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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촛불’ 다시 부활 … 집회 구심점으로
입력: 2008년 07월 01일 18:21:30
 
ㆍ사제단 이어 기독교·불교계 가세… 검·경 당혹

비폭력 촛불이 부활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시국미사가 전환의 계기이자 구심점이 됐다. 최근 폭력·충돌에 휩싸였던 촛불이 비폭력·평화 기조로 바뀌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기독교·불교계도 동참했다. 종교계를 포함해 사회원로 등 각계각층이 시국 현안에 적극 가세하면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촛불 저항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집회를 원천봉쇄하며 강경대응을 외치던 검찰과 경찰은 당혹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침묵행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시국미사에 참여한 수녀들이 1일 저녁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미사를 마친 뒤 시민들이 순수와 순결의 상징으로 선물한 백합 한 송이씩을 들고 침묵행진에 나서고 있다. 김영민기자


사제단은 1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이틀째 시국미사를 이어갔다. 김인국 총무신부는 “촛불을 지키는 힘은 비폭력이다. 비폭력은 인격의 키다. 인격의 키로 싸우자”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양옆의 사람들과 ‘평화의 인사’를 나눈 뒤 사제단을 앞세우고 시청과 명동 일대를 행진한 후 자진해산했다.

집회에 참가한 김영헌씨(23)는 “국가로부터 얻어맞고 사제단에게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화은씨(23)도 “종교계가 나서니 촛불집회가 자연스레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며 “우리가 그동안 왜 촛불을 들었는지 차분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다음 아고라 등의 네티즌들도 설왕설래했던 투쟁 방식을 ‘비폭력’으로 가닥잡는 분위기다. 네티즌 ‘임은경’은 “폭력으로는 우리의 광장을 되찾을 수 없다는 신부님 말씀에 공감한다”고 적었다. ‘나무’도 “포기하지 말고 비폭력의 촛불을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검·경은 종교계 가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마지막 카드인 원천봉쇄가 사제단에 뚫렸다’는 반응이다. 경찰은 사제단에는 원천봉쇄와 전경버스 차단벽을 풀었다. 종교행사를 금지할 명분이 없고, 종교계를 탄압하는 모양새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시국미사 첫날 시민·신도 3만여명(주최측 추산), 둘째날 2만여명이 거리행진을 벌였으나 강제해산 작전을 벌이지 않았다. 차도 시민은 무조건 연행하겠다며 도심 곳곳을 막아섰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처하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일반 시위대 대응하듯이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곤혹스러워했다. 3일에는 개신교 시국기도회, 4일은 불교계 법회도 예정돼 있다.
기독교 목회자들 “강경진압 규탄” 기독교단체 목회자들이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십자가를 들고 정부의 강경진압과 공권력 남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정근기자


불교계 법회는 국토해양부의 대중교통정보시스템 사찰 표기 누락 등 최근 잇따라 불거진 이명박 정부의 특정 종교 편향 논란과도 무관치 않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1일 ‘불심’을 달래기 위해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방문 일정을 잡았으나 종교 편향을 항의하는 조계사 앞 불자들의 시위로 무산됐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종교계 가세로 촛불집회가 장기화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다슬·오동근기자 amorfa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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